안녕하세요! 들의 인권교육을 먹고 자란 송김경화입니다. 저는 연극을 반평생 해왔는데요. 연극을 반평생이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예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고요. 들의 언어를 만나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향으로 바꿀 것인가’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며 연극을 만들 수 있었어요. 요즘은 세상을 바꾸는 최전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 잘 아시겠지만, 전장연은 이름 그대로 장애인을 차별하는 비장애중심사회에 일침을 놓는 비폭력-불복종 투쟁체입니다. 저는 전장연의 수많은 투쟁 중에서도 인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인권참사에 집중하고 있어요. 색동원의 시설장이 10여년 동안 거주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등의 인권 침해 사건이에요. 거주 장애인을 학대한 사람이 시설장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학대 신고 의무가 있는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은폐가 이를 증명합니다. 10여년이 넘도록 지속된 학대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유죠. 시설 밖에서도 시설장의 권력이 크다는 영향도 있겠지요. 강화군, 인천시청, 보건복지부의 관리·감독은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가해자가 구속된 후에도 인천시 장애인복지국장은 “좋은 사람이다”며 서슴없이 2차 가해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색동원 거주인을 위한 자립지원 설명회가 있었는데요. 장애인복지 담당 공무원들에게서는 장애인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나 알고자 하는 노력, 피해생존자에 대한 일말의 존중조차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1시간 계획되어 있던 설명회는 15분만에 일방적으로 끝나버렸습니다. 이 참사의 주범은 장애인거주시설을 유지하고 지원하는 국가입니다. 2026년도 장애인거주시설 예산은 7,351억. (지자체 예산이 동일하게 매칭되면 약 1조 4천억이 시설로 향한다고 합니다) 장애인 자립지원(탈시설로드맵) 시범사업 예산은 얼마일까요? 겨우 74억입니다. 시설이라는 제도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국가가 계속 지원하겠다니, 그야말로 “모두가 공범”입니다. 노숙인 시설, 아동청소년 시설도 장애인거주시설과 꼭 닮은 폭력이 존재합니다.
시설 인권침해 해결의 대안으로 시설 소규모화가 또 등장했습니다. 시설의 정원을 줄이고, 1인 1실의 방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시설에서의 삶이 달라질까요? ‘시설성’의 핵심은 권력과 권한이 누구에게 있느냐입니다. 정부의 관리·감독 지침이 강화될수록 폭력 역시 은폐되어 왔습니다. 시설이 소규모화될수록 더 조용하고 더 가혹한 폭력이 존재하게 될거예요. 결국 시설에는 자신을 향한 폭력을 언어화 할 수 없는 이들만 남게 되겠죠. 무연고 최중증 장애인에게는 더 가혹한 폭력이 존재할 것입니다. 방에는 CCTV도, 함께 방을 쓰는 이도 없기에, 폭력을 목격하고 말해줄 이도 없을 거예요. 색동원 거주인의 약 78%가 다른 시설에서 전원 되었고 63%가 학대 시설에서 온 피해생존자입니다. 평생 시설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시설을 집이라고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내 집에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단 한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이들에게, 시설에서 나와 집에서 살면 국가가 어떤 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 설명해준 적 없는 이들에게, 다시 학대를 마주한 이들에게, 정부는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기 위한 자립욕구조사를 했습니다. 집에서 살고 싶으세요, 시설에서 살고 싶으세요.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누가 대답했을까요. 다만, 우리는 이렇게 말합시다.
“국가이질문이 잘못되었다.”


인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에서는 색동원 거주인 33명 전원에 대한 자립지원을 8개월째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추경에 올라간 색동원 거주인을 위한 자립지원 예산 8억 7천만원은 국회에서 1원도 책정되지 않았어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요. 민생을 위한 긴급 추경이라면서, 인권참사 피해자인 색동원 거주인에 대한 자립 지원은 긴급하지 않은 것일까요? 그도 아니면 국민이 아니라는 것일까요? 지난 3월 말, 색동원의 시설폐쇄가 결정되었지만 문을 닫지 못했습니다. 아직 15명의 남성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남성 거주인 역시 폭력의 피해자이지만, 폭력의 공간에서 분리조차되지 못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색동원 인권참사에 대해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사건이라며, 1월 말 범정부 TF를 만들기까지 했는데도 말이에요. 공대위는 피해자를 위해 국가가 해야할 일과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 친절하고 일목요연하게 요구안을 작성해 보냅니다. 벌써 N통째입니다. 해결은 눈물겹게 단순합니다. 예산만 있으면 됩니다. 탈시설 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주택, 장애인활동지원시간, 장애인평생교육, 권리중심공공일자리가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무연고 최중증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잘 먹고 잘 산다고 대구 희망원의 피해생존자들이 삶으로 증명해주었으니까요. 국가의 존재 이유는 ‘다수 유권자’가 아니라 “소수자의 침해된 권리”를 최우선 할 때 발현된다는 사실을 이재명 정부와 22대 국회가 언제쯤 알까요?

전장연에서 활동한지 17개월이 되었습니다. 활동하는 몸의 위치는 바뀌었지만,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한다는 목적은 바뀌지 않았으니, 대체로 즐겁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까이에서 또 멀리서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친구들과 동료들과 관객들에게, 책으로만 읽던 현장 대신, 현장에서 몸으로 체화된 글로, 무대에서, 만나자,고 이 자리를 빌어 인사를 전합니다. ‘탈시설’ 운동을 알게 해준, ‘탈시설’ 운동의 터를 닦아준, ‘탈시설’ 운동을 함께하는 모든 이들께 고마운 마음도 전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최전선에서 색동원 거주인 33명 모두의 자립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잘 안될 때는 여러분도 꼭 이 최전선으로 함께 투쟁하러 와주세요!
*글쓴이 | 송김경화(활동회원)
안녕하세요! 들의 인권교육을 먹고 자란 송김경화입니다. 저는 연극을 반평생 해왔는데요. 연극을 반평생이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예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고요. 들의 언어를 만나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향으로 바꿀 것인가’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며 연극을 만들 수 있었어요. 요즘은 세상을 바꾸는 최전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 잘 아시겠지만, 전장연은 이름 그대로 장애인을 차별하는 비장애중심사회에 일침을 놓는 비폭력-불복종 투쟁체입니다. 저는 전장연의 수많은 투쟁 중에서도 인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인권참사에 집중하고 있어요. 색동원의 시설장이 10여년 동안 거주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등의 인권 침해 사건이에요. 거주 장애인을 학대한 사람이 시설장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학대 신고 의무가 있는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은폐가 이를 증명합니다. 10여년이 넘도록 지속된 학대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유죠. 시설 밖에서도 시설장의 권력이 크다는 영향도 있겠지요. 강화군, 인천시청, 보건복지부의 관리·감독은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가해자가 구속된 후에도 인천시 장애인복지국장은 “좋은 사람이다”며 서슴없이 2차 가해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색동원 거주인을 위한 자립지원 설명회가 있었는데요. 장애인복지 담당 공무원들에게서는 장애인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나 알고자 하는 노력, 피해생존자에 대한 일말의 존중조차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1시간 계획되어 있던 설명회는 15분만에 일방적으로 끝나버렸습니다. 이 참사의 주범은 장애인거주시설을 유지하고 지원하는 국가입니다. 2026년도 장애인거주시설 예산은 7,351억. (지자체 예산이 동일하게 매칭되면 약 1조 4천억이 시설로 향한다고 합니다) 장애인 자립지원(탈시설로드맵) 시범사업 예산은 얼마일까요? 겨우 74억입니다. 시설이라는 제도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국가가 계속 지원하겠다니, 그야말로 “모두가 공범”입니다. 노숙인 시설, 아동청소년 시설도 장애인거주시설과 꼭 닮은 폭력이 존재합니다.
시설 인권침해 해결의 대안으로 시설 소규모화가 또 등장했습니다. 시설의 정원을 줄이고, 1인 1실의 방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시설에서의 삶이 달라질까요? ‘시설성’의 핵심은 권력과 권한이 누구에게 있느냐입니다. 정부의 관리·감독 지침이 강화될수록 폭력 역시 은폐되어 왔습니다. 시설이 소규모화될수록 더 조용하고 더 가혹한 폭력이 존재하게 될거예요. 결국 시설에는 자신을 향한 폭력을 언어화 할 수 없는 이들만 남게 되겠죠. 무연고 최중증 장애인에게는 더 가혹한 폭력이 존재할 것입니다. 방에는 CCTV도, 함께 방을 쓰는 이도 없기에, 폭력을 목격하고 말해줄 이도 없을 거예요. 색동원 거주인의 약 78%가 다른 시설에서 전원 되었고 63%가 학대 시설에서 온 피해생존자입니다. 평생 시설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시설을 집이라고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내 집에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단 한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이들에게, 시설에서 나와 집에서 살면 국가가 어떤 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 설명해준 적 없는 이들에게, 다시 학대를 마주한 이들에게, 정부는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기 위한 자립욕구조사를 했습니다. 집에서 살고 싶으세요, 시설에서 살고 싶으세요.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누가 대답했을까요. 다만, 우리는 이렇게 말합시다.
“국가이질문이 잘못되었다.”
인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에서는 색동원 거주인 33명 전원에 대한 자립지원을 8개월째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추경에 올라간 색동원 거주인을 위한 자립지원 예산 8억 7천만원은 국회에서 1원도 책정되지 않았어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요. 민생을 위한 긴급 추경이라면서, 인권참사 피해자인 색동원 거주인에 대한 자립 지원은 긴급하지 않은 것일까요? 그도 아니면 국민이 아니라는 것일까요? 지난 3월 말, 색동원의 시설폐쇄가 결정되었지만 문을 닫지 못했습니다. 아직 15명의 남성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남성 거주인 역시 폭력의 피해자이지만, 폭력의 공간에서 분리조차되지 못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색동원 인권참사에 대해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사건이라며, 1월 말 범정부 TF를 만들기까지 했는데도 말이에요. 공대위는 피해자를 위해 국가가 해야할 일과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 친절하고 일목요연하게 요구안을 작성해 보냅니다. 벌써 N통째입니다. 해결은 눈물겹게 단순합니다. 예산만 있으면 됩니다. 탈시설 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주택, 장애인활동지원시간, 장애인평생교육, 권리중심공공일자리가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무연고 최중증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잘 먹고 잘 산다고 대구 희망원의 피해생존자들이 삶으로 증명해주었으니까요. 국가의 존재 이유는 ‘다수 유권자’가 아니라 “소수자의 침해된 권리”를 최우선 할 때 발현된다는 사실을 이재명 정부와 22대 국회가 언제쯤 알까요?
전장연에서 활동한지 17개월이 되었습니다. 활동하는 몸의 위치는 바뀌었지만,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한다는 목적은 바뀌지 않았으니, 대체로 즐겁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까이에서 또 멀리서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친구들과 동료들과 관객들에게, 책으로만 읽던 현장 대신, 현장에서 몸으로 체화된 글로, 무대에서, 만나자,고 이 자리를 빌어 인사를 전합니다. ‘탈시설’ 운동을 알게 해준, ‘탈시설’ 운동의 터를 닦아준, ‘탈시설’ 운동을 함께하는 모든 이들께 고마운 마음도 전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최전선에서 색동원 거주인 33명 모두의 자립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잘 안될 때는 여러분도 꼭 이 최전선으로 함께 투쟁하러 와주세요!
*글쓴이 | 송김경화(활동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