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교육, 살짝쿵] 차이를 드러내지 못하는 이유

2025-12-23

작년부터 올해까지 들에서는 학교로 찾아가는 장애인권교육을 특히 여러 차례 진행했습니다. 서울지역 특수교육지원청들에 개별로 신청한 초중고 학교의 장애통합학급이었는데요, 들에서는 장애인권교육을 하지만, ‘장애인권만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특수교육지원청 사이에 소문이 난 것은 아닌지, 추측해 봅니다.^^ 더불어 학교 차원에서도 차별과 폭력 문제를 중심으로 장애인인권교육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물론 교육 내용에 관심이 없다거나, 비용만 줄이고 필요한 학급 정보 공유에는 반응이 적은 모습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의 필요와 중요성을 공감하고 예산을 들여 학교 측에서 교육을 마련하기도 하는데요, 최근 한 중학교에서 한 학년 전체 진행한 장애인권교육이 그 경우입니다.


장애인권교육이면서 동시에 폭력과 차별을 다루는 인권교육이 이번 교육의 목표였습니다. 간혹 장애인권교육을 ‘장애인에 대한 교육’으로 생각하고 장애인 이외의 이야기는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교육의 목표와 의도를 자세히 설명을 하게 되죠. 하지만 최근 학교로 찾아가는 장애인권교육을 기획한 기관/학교와는 목표와 의도 측면에서 합이 잘 맞았던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참여자들이 일상에서 ‘차이’로 경험하는 것들을 시작으로, 차이를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을 솔로몬 애쉬의 ‘동조 압력’ 실험과 연결했습니다. 집단과 다른 의견을 낼 때 개인이 느끼는 압력(공포)은 집단과 다른 ‘차이’가 있을 때 느끼는 두려움이기도 하니까요. 참여자가 상상할 수 있는 특정한 상황을 제시하는 것이 공감에 효과적이기도 해서, 이번 교육에서는 ‘낯선 곳에 홀로 남겨진 사람’을 예로 들어봤습니다. 외국에 공부하러 간 경우, 이사와 함께 전학을 가게 된 경우도 있겠지요. 극명하게 여러 차이가 발견되는 상황일 것 같네요. 전학의 경우만 하더라도 다른 학생과 달리 ‘익숙하지 않다’는 것은 어쩌면 가벼운 차이일 뿐인데 차이를 드러내는 것은 두려움이기도 하니까요.


이어서 준비한 드라마 <미지의 서울> 토론은 ‘차이를 드러내지 못하는 이유’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으로 준비했습니다.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는 교통사고로 장애를 얻은 호수가 등장합니다. 드라마 속 고등학생인 미지와 호수의 첫 만남은 오해와 오해로 연결돼 있는데요, 수호가 장애가 있는 자신의 상황을 말하지 못하는 이유 함께 우리 사회에서 ‘약점’으로 여겨지는 것들이 무엇인지 짚어보고, ‘나의 약점을 들켰을 때, 타인의 약점을 알게 됐을 때’ 어떤 행동과 말을 하고 싶은지 의견을 모으는 모둠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물론 ‘성적, 외모, 가족구성, 장애여부 등이 약점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약점으로 활용되는 사회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도 필요하니까요.


호수가 전학오면서 선뜻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 말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 다른 친구들이 알게 되면 왕따당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 자신의 약점을 들키고 싶지 않고 놀림꺼리가 될까봐.
  • 자신의 몸 상태를 말하는 것은 약점을 말하는 것과 같아서.
  • 자신의 몸 상태를 말한 후 원하지 않는 친구들의 동정심과 무시가 두려웠기 때문에.
  • 필요 없는 과한 동정을 할까봐.


타인의 약점을 알게 되었을 때 많은 경우 ‘모르는 척’ 하거나 ‘괜찮다’고 말해주거나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와 같은 의견이 많았는데요, 다양한 의견보다는 ‘나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짚어보는 것이 목적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차별하지 않기 위해서 기억해야할 것을 정리하며 교육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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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오랜만에 교육 후기를 받게 되었는데요(늘 시간이 쫓겨서ㅠ)
후기를 보며 이런 교육이 더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오랜만에 또 해보게 됩니다.


*글쓴이: 은채(상임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