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지역혐오 사건은 학교 안에 퍼진 혐오의 증거다

2026-07-04

인권교육센터 들이 운영단체로 참여하고 있는'청시행'(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에서 발표한 성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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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지역혐오 사건은 학교 안에 퍼진 혐오의 증거다
- 학생인권조례와 학생인권법, 차별금지법으로 답하라


2026년 6월 2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경기 도중, 서울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이 광주일고 선수들을 향해 지역혐오, 5.18광주항쟁 조롱행위를 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배재고 야구부에 6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으나, 이것만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판단하면 오산이다. 이 사건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외면해 온 한국 교육의 실패와 해악을 뚜렷이 비춘다. 보편적 인권 실현이라는 헌법적 의무를 방기해 온 정치의 잘못임은 물론이다. 또한 이번 사건은 차별받지 않을 권리와 혐오표현에 대한 금지 원칙 등을 명시한 학생인권조례의 존재 의의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우선 사건 내용과 문제를 명확히 하자면, 배재고 선수들이 응원을 하던 도중 광주일고 쪽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구호를 외쳤으며(원래의 응원 구호는 “안타(홈런) 치고 가야지”) “탱크데이!”라고 크게 소리친 선수도 있었다. 배재고 감독, 코치는 제지하지 않았고 심판도 즉각 대응하지 않았으며, 광주일고 측에서 항의한 뒤에야 그치게 할 수 있었다.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스타벅스에 커피 마시러 가자고 한 것’이라며 변호했으나, 여럿이 함께 외치는 구호였다는 점, 연이어 “탱크데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는 점에서 문제를 호도하는 억지일 뿐이다. 배재고 선수들의 ‘응원’은 명백히 상대 팀이 어느 지역 팀인지를 의식하고서 5.18을 공격·놀림거리로 삼는 언행이었다. 광주라는 지역에 대한 혐오표현이자, 5.18광주항쟁을 왜곡하고 깎아내리려는 일각의 모습에 동조하는 행위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 특정 정치 성향을 드러냈기 때문에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꾸준히 차별당해 온 지역에 대한 혐오인 데다가, 쿠데타와 국가폭력에 항거하고 희생당한 사건에 대한 부정적 낙인찍기와 폄하의 맥락을 가져왔기에 심각한 잘못이었다.

그런데 이를 특정 고교 야구부 선수들만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까. 다른 야구 경기에서도 광주 지역 야구부에 대한 지역혐오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야구 선수들만의 일도 아니다. 학교에서는 이와 유사한 지역에 대한 혐오, 그리고 출신국가 또는 인종에 대한 혐오, 여성혐오, 성소수자혐오, 장애인혐오, 학력에 대한 혐오, 노동자 및 특정 직업 또는 가난에 대한 혐오 등을 아주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도, 사회 전반에서도 드물지 않게 보인다. 우리 사회의 차별·혐오는 학교 안에도 퍼져 있고 때로는 더 노골적으로 나타나곤 한다. 이는 야구장 밖에서도 당연히 심각한 문제이며, 민주주의와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무너뜨리고 학교 내 소수자들을 위협하고 위축시킨다.

우리는 이번 사건에서 역사관만이 아니라 소수자, 취약성을 조롱하고 혐오해도 된다는 가치관·문화를 비판과 성찰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차별금지법과 학생인권조례·학생인권법 등 우리 사회와 교육에서 반차별과 평등의 원칙을 세우는 정책은 그 출발점이다. 특히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출신지역 등으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차별적 언사나 행동, 혐오적 표현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 등의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이 조항에 대해 “학교 구성원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학생이 민주시민으로서의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하며 인권의식을 함양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합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학생인권조례가 굳건히 존재했다면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교육청과 학교가 대응할 법적 근거가 되었을 것이고, 학생인권조례가 요청한 인권교육과 인권 문화 조성이 온전히 학교 교육에 반영되었다면 적어도 이와 같은 문제를 예방했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 시기 교육부까지 나서서 학생인권조례를 공격하고 조례를 폐지되거나 그 영향력을 축소한 결과가 오늘의 혐오 확산을 낳았다.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려 해 온 이들은 혐오표현 금지 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던 이들, 윤석열의 내란에 동조했던 극우세력과 상당 부분 겹친다. 우리가 청룡기 야구 경기에서 목도한 장면은 바로 학생인권조례를 없애려 한 이들이 바랐던 학교의 모습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교육당국은 배재고 야구부 외에 유사한 다른 사례는 없었는지 조사하고, 나아가 학교 안에서의 차별·혐오, 학생인권 침해에 대해서도 실태조사하라.
- 새로 당선된 교육감과 지방의회는 차별 금지 및 혐오표현 금지 원칙을 포함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고 시행하라.
- 정부와 국회는 차별 금지 및 혐오표현 금지 원칙과 구제 절차를 담은 학생인권법과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시행하라.
- 교육청·교육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 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 권고’를 수용하여 인권교육 내실화, 인권 실태조사 실시 등 정책을 마련하라


2026년 7월 2일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